자꾸만 달아나는 세월에 닻을 내리고 떠나지 못하는 추억에 머무르며

흘러간 옛노래

처녀총각 / 강홍식

산천초목 2015. 2. 3. 17:14

 

                                      

처녀 총각 (處女總角) -강홍식-

 

봄-이 왔네 봄이 와 숫-처녀의 가슴에도
나물 캐러 간다고 아장아장 들로 가네
산들산들 부는 바람 아리랑 타령이 절로 난다
응- 응- 응- 으- - -응- 응으- - - 응

호-미 들고 밭 가는 저- 총각의 가슴에도
봄은 찾아왔다고 피는 끓어 울렁울렁
콧노래도 구성지다 멋드러지게 들려오네

응- 응- 응- 으- - -응- 응으- - - 응


봄-아가씨 긴 한숨 꽃-바구니 내던지고
버들가지 꺾어서 양지쪽에 반만 누워
장도 든 손 싹둑싹둑 피리 만들어 부는구나
응- 응- 응- 으- - -응- 응으- - - 응

 

노래실은 봄바람 은은하게 불어오네

늙은총각 기맥혀 호미자루를 내던지고

피리소릴 맞쳐가며 신세타령을 하는구나

응- 응- 응- 으- - -응- 응으- - - 응

 

  

강홍식(姜弘植, 1902~1971)과 전옥(全玉, 1911~1969)
한국 연예사에서 최초로 탄생한 부부 연예인은

1926년 장한몽 長恨夢 영화에 출연한 강홍식과 눈물의 여왕이며

비극의 주인공인 전옥이 첫 테입을 끊었다.

1920년대 말 극단무대에서 만나게 된 강홍식과 전옥은 1932년 첫 딸

강효실(탈렌트 최민수의 모친)을 낳으면서부터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면서

강홍식은 레코드 가수로 데뷔하게 된다.

지금부터 80여년 전 1934년 콜롬비아 레코드사에서 취입한 디스크다.

어느날 국일관 뒤 어느 여관방에서 약주에 얼큰해진 강홍식이 흥타령을 부르자

같은 자리에 있던 김준영이가 그를 변조해서 취입하자고 제의,

즉석에서 작곡한 것이 오늘날의 '처녀총각'이다.

발매 당년에 이미 10만매에 달하는 실적으로

최고의 판매고를 올린 공전(空前)의 히트곡이 되었다.

그때 취입료로 김준영은 피아노를 사고,

강홍식은 마산에 양옥을 한채 사서 전옥과 스위트홈을 꾸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