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어도 사랑하겠습니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처럼
새벽안개 걷히듯
우리의 사랑이 꿈처럼
사라진다 해도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그대 내게 준 귀한사랑
마음을 다하여 갚아 드리고 싶습니다
설혹 인적 없는 깊은 산속
다 무너져가는 작은 움막이라도
그대와 함께라면 두렵지 않습니다
든든한 그대의 가슴은
가녀린 내 어깨 감싸고 있기에
나는 그대를 끝없이 믿을 것입니다
문명을 거부한 깊고 깊은 산속
스러져가는 초가산간에 산다면
장작불로 데워진 아랫목에 누워
천장에 대롱대롱 달린 메주덩어리
일없이 세어보며 욕심 없이 살아가는
촌부라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화롯불 지피고 오순도순
군고구마 익혀 나눠먹으며
근심걱정 없는 촌부로 살아간다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장에 입고 갈 두루마기 동전 달아
길게 걸어놓고 맘 편히 잠들 수 있는
촌부로 살아간다 해도
그대만 있으면 나는 행복합니다
내 마음에 알토란같이 박힌
슬프도록 아름다운그대여!
나는 그대 없이는 한 시간도
살아갈 수 없으니
그대가 꿈이어도 사랑하겠습니다
그대 내게 준 귀한사랑
마음을 다하여 사랑으로 갚겠습니다.

가을비 내리는 날의 초상
가슴을 후벼파는 애잔한 선율
가을비 타고 밀려오는
폐부 깊이 스며드는 그대의 초상
와락 강렬하게 껴안아버렸어
눈감으면 더 또렷한
가슴 저며오는 폭풍 같은 그리움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으랴
비가 내려 더 그리운 사람
속절없이 가슴을 타고 흐르는
강물이 되는 빗줄기
바람도 잠든 가을비로 내리는데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들판에 코스모스 시들어 가면
앞산에 나뭇잎 오색으로 물들면
그대 사랑 더 깊어져
불꽃같은 가슴으로 오시려나
곁에 있어도 그립고
멀리 있어도 그리운 내 사람아
"보고싶다"
"보고싶다"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이 한마디
탄성처럼 지르게 하는 사람아
그대 마음 한가운데 내 붉은 마음
물들여 있기를 원하는 것은
가을비 내리는 날의 초상이려나
그대를 만나기 전부터
그리움을 배워버린 숙명같은 사랑
이 가을비 속에
폭풍처럼 밀려오는 까닭인 게야.

뒷모습이 아름다운 그대
그대가 누군가와 이별할 때엔
비바람에 봄꽃 떨어지듯
냉정하게 돌아서세요.
차곡차곡 미련을 깁는다면
떠나가는 사람
자꾸만 뒤돌아보게 될 터이니
너만을 사랑하겠노라
영원히 지키겠노라는 굳은 맹세는
하룻밤 광풍으로 날아가
이미 옛정이 되어
이별의 벽이 될 줄 왜 몰랐던가.
그대가 누군가와 작별할 때엔
얼음처럼 차갑게 돌아서세요.
속살비비며 속삭이던
"사랑한다"는 그 절절하던 정
어찌 무 자르듯 싹둑 자르겠냐만
그래도 칼처럼 자르십시오.
그대가 누군가와 이별할 때엔
두고두고 기억되길 바라지 마세요
떠나는 이의 욕심은
남겨진 자에게 형벌이 될 터이니
그대 돌아서는 뒷모습이
진정 아름답길 원하다면
쉽게 잊도록 차갑게 돌아서세요.
그대가 사랑하던 이와 이별할 때
맨 마지막 배려는
서로 사랑할 때 기억일랑
추억의 거울로도 비추지 못하게
하얀 백지처럼 지우고 가세요.
세월이 흘러 그대 얼굴을 잊어도
뒷모습이 아름다운 그대는
잊을 수 없으니까요.
2006,5.6.비 내리는 날에
흐르는곡 [영화Last concert ]라스트 콘서트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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