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타는 밤 - 이 동 림
그대, 내 늙어 귀밑 희어지거든
바다로 난 창 하나 열어주오
아침이면 미명 아래 누워 있던 바다
새로이 비늘을 세우고 채찍처럼 도발하여
쇠잔한 내 어깨를 일으키리니
그대, 그 창 곁
낮은 다 탁 하나 앉혀 주오
해풍에 빗질한 머릿결로
찻잎 무르녹는 창가에 서서
바다는 무시로 달려오고
넓은 가슴에 안긴 하늘
아름다운 고백을 들어며
젊은 날 사랑을 기억 하리니
달빛타는 밤이면, 그대
품 넓은 자리하나 더하면 좋겠소
은빛 부서지는 물결 위에서
밤새 잠들지 못한 것들과
이슥토록 손잡고 춤을 추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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