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달아나는 세월에 닻을 내리고 떠나지 못하는 추억에 머무르며

글,시

知天命

산천초목 2010. 2. 19. 15:38

 

 

 

    

    知天命 ... 너는 말이 없다 샛강도 지나고 급류도 지났는데 서리 맞은 머리카락 골깊은 잔잔한 미소만 흐른다 너가 따라주는 한잔 술에 유년을 담궈보니 까끔내기 곱던 시절 봇도랑 개울 깨 벗고 멱 감으며 송사리 쫓고 보리개떡 코묻은 손으로 먹던 얼굴들 유유한 강물은 말이 없다 어디로들 쫓아서 갔는가 머리칼 희어져 소름 돋는 그리움은 머물지 않고 유혹의 바람에 욕망의 파도에 휩쓸려 가고프던가 불혹(不惑)을 지나 지천명(知天命)인데 시절고와 그리워 아파한 가슴에 미련 두지 마오 미움도 원망도 집착도 한잔 술에 타서 갈바람에 해묵은 달을 뚝 떼어 보냈듯이 마시고 이내 노란 단풍잎 저물면 그리움에 불씨를 지펴 잔 기울 듯 이순(耳順)으로 가는 길 비우고 가려네  .
                       


    공자는 만년에 〈위정편()〉에서 다음과 같이 회고하였다.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

    '지천명'은 위의 글 ''에서 딴 것이다. 여기서 '천명을 안다'는 것은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뜻이다. 곧 마흔까지는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의 경지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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