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달아나는 세월에 닻을 내리고 떠나지 못하는 추억에 머무르며

글,시

번뇌(煩惱) / 법정 스님

산천초목 2014. 3. 13. 00:17

 

번뇌(煩惱)       - 법정 스님 -

 

보고 싶은 만큼 나도 그러하다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네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감응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함께일 수 있다네

결국 있다는 것은 현실의 내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미 한 하늘 아래 저 달빛을 마주보며 함께 호흡을 하며 살고 있다네

마음 안에서는 늘 항상 함께라네 그리하여 이 밤에도 나는 한사람에게 글을 띄우네

그리움을 마주보며 함께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네

두 눈으로 보고 싶다고 욕심을 가지지 마세

내 작은 소유욕으로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 그의 마음을 보살펴 주세

한 사람이 아닌 이 세상을 이 우주를 끌어안을 수 있는 넉넉함과 큰 믿음을 가지세

타인에게서 이 세상과 아름다운 우주를 얻으려 마세

내 안의 두 눈과 마음 문을 활짝 열고 내 안의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내 우주를 들여다보세 그

것이 두 눈에 보이는 저 하늘과 같다는 것을 이 우주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걸세

그 안에 내 사랑하는 타인도 이미 존재하고 있음이 더 이상 가슴 아파할 것 없다네

내 안에 그가 살고 있음이 내 우주와 그의 우주가 이미 하나이니 타인은 더 이상 타인이 아니라네

주어도 아낌이 없이 내게 주듯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선한 마음으로 어차피 어차피…

사랑하는 것조차,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애태우고 타인에게 건네는 정성까지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아니던가

결국 내 의지에서 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던가 가지려하면 더 더욱 가질 수 없고

내 안에서 찾으려 노력하면 갖게 되는 것을 마음에 새겨 놓게나

그대에게 관심이 없다 해도 내 사랑에 아무런 답변이 없다 해도 내 얼굴을 바라보기도 싫다 해도

그러다가 나를 잊었다 해도 차라리 나를 잊은 내안의 나를 그리워하세

- "누군가 너무나 그리워질 때" 중에서 -

 

 

마음       - 법정스님 -

 

모든 것은 지나간다 개울가에 앉아 무심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은 멈추어 있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좋은일이든 궂은일이든 우리가 겪는 것은 모두가 한때일뿐

죽지않고 살아있는 것은 세월도 그렇고 인심도 그렇고 세상만사가 다 흘러가며 변한다

 

인간사도 전 생애의 과정을 보면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지나가는 한때의 감정이다.

이 세상 에서 고정불변한 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세상일이란 내 자신이 지금 당장 겪고 있을 때는 견디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런 일도

지내놓고 보면 그때 그곳에 그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이 세상 일에 원인 없는 결과 없듯이 그 누구도 아닌

우리들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우리 스스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겪는 온갖 고통과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의지적인 노력은

다른 한편 이 다음에 새로운 열매가 될 것이다

 

법정스님의 8가지 명언

 

1.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 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2.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3.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전 존재를 기울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 다음에는

더욱 많은 이웃들을 사랑할 수 있다. 다음 순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지 시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4.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5.나 자신의 인간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이다.

 

6.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 때일뿐,

그러나 그 한 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7.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과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싶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답게 살고싶다.

 

8.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라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아 삶이 신선하고 활기있는 것이다

 

 

법정(박재철) 승려, 수필가 생몰: 1932년 10월 8일 ~ 2010년 3월 11일

학력: 해인사대교과

경력: 1997년 대한불교조계종 길상사 스님

1994년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

회주 수상: 2004년 제2회 대원상 대상

법정(法頂, 1932년 10월 8일~2010년 3월 11일)은 대한민국의 불교 승려, 수필가이다.

무소유의 정신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많은 저서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널리 알려왔다.

1954년에 승려 효봉의 제자로 출가하였고 1970년대 후반에 송광사 뒷산에 손수 불일암을 지어 살았다.

2010년 3월 11일에 서울 성북구 성북2동에 위치한 길상사에서 폐암으로 인해 향년 78세로 사망(입적)하였다.

생애 1932년 10월 8일에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는 목포시에서 지냈다.

목포상업고등학교(현 전남제일고등학교)를 거쳐 전남대학교 상대에 진학했다.

그는 당시에 일어난 한국 전쟁을 겪으며 인간에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대학교 3학년때인 1954년에 출가를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오대산으로 떠나기로 했던 그는 눈길로 인해 차가 막혀 당시 서울 안국동에 있던 효봉 스님을 만나게 된다.

효봉 스님과 대화를 나눈 그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깎고 행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바로 다음 해에 사미계를 받은 후 지리산 쌍계사에서 정진했다.

1959년 3월에는 양산 통도사에서 자운 율사를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으며,

1959년 4월에는 해인사 전문강원에서 명봉 스님을 강주로 대교과를 졸업했다.

종교간 화합 1997년 12월 14일에 서울 성북동의 길상사 개원법회에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자,

이에 대한 답례로 1998년 2월 24일에 명동 성당을 방문하여 특별 강연을 가져 종교간의 화합을 보여주었다.

대표 저서 《무소유》《영혼의 모음》《서 있는 사람들》 《말과 침묵》《산방한담》《텅 빈 충만》 《물 소리 바람 소리》

《버리고 떠나기》《인도 기행》《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그물에 걸지 않는 바람처럼》《산에는 꽃이피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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